중국청년보는 22일 삼협의 입구인 시링샤(西陵峽) 부근에만 노천 채석장이 30여곳에 이른다고 전하면서 ‘이곳 모습은 한마디로 말해 미친 듯한 풍경’이라고 평했다. 중국 언론매체가 이처럼 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장강삼협 일대의 기암절벽이 마구 파헤쳐지는 것은 중국 최대의 수리공사인 싼샤(三峽)댐 건설 때문. 중국은 홍수방지와 발전, 수자원 확보 등을 위해 94년 산샤댐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2009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싼샤댐은 높이 175m, 길이 2335m로 지금까지 쓴 공사비만 12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당국의 관리소홀을 틈타 공사를 맡은 기업들은 공사 자재를 삼협 일대에서 값싸게 조달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채석과 벌목을 해대고 있다.
삼협 하구의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시의 산도 멋대로 파헤쳐지고 있다. ‘산7 물1 밭2’로 불릴 정도로 산이 많은 이 지역은 산샤댐 건설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온통 채석장으로 변했다.
중국 환경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생태환경을 복원하려면 적어도 100년이 걸릴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명승지 풍치관리 조례’를 만들어 놓았지만 환경보전의식이 미약해 있으나마나다. 특히 산샤댐은 공사규모가 엄청나 담당하는 관리들의 부정부패 또한 심각해 ‘중국 역사상 가장 큰 날림공사’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선녀인 줄 알았더니 산봉우리였네(仙女本是人間石)’라고 옛 시인들이 읊었던 중국의 빼어난 절경, 삼협을 이대로 놔두면 흉물로 변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고 말 것이라고 이 신문은 경고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