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 7월 영국 귀족 집안에서 출생해 전성기 때는 2주일에 1편씩의 소설을 ‘쏟아낸’ 왕성한 정력의 카틀랜드는 이른바 로맨스 소설로 완벽하게 한세기를 주름잡은 여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랑을 비웃지 마라’ 등 그의 소설은 36개 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로 10억부 가량이 팔려나갔다.
첫 결혼에서 낳은 딸이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아버지와 결혼, 왕실과도 인연을 맺기도 했던 그는 작품 속에서 시종 절제된 삶을 강조했다. 연애에 관한 한 철저히 올드 패션을 고수, 육체적 접촉 묘사는 키스 이상을 넘지 않았다. 인도주의와 박애정신을 고양했다는 공로로 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녀에게 작위를 수여했다.
하지만 정작 카틀랜드의 젊은 날 애정 행각은 매우 현란해 1927년 첫 결혼 이전에만도 49차례 구혼을 받았다고 스스로 실토한 바 있다. 90대에도 핑크빛 의상과 화려한 메이크업을 유지한 그녀는 3년 전 “공작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박윤석기자> 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