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왕자 재산 갈수록 '눈덩이'…3년간 100억달러 벌어

  • 입력 2000년 5월 30일 22시 34분


세계 10대 갑부 안에 드는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아라비아 왕자(43)의 재산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결은 뭘까.

왈리드 왕자의 재산은 1997년 113억달러, 98년 133억달러에서 올 들어서는 210억달러(약23조1000억원)로 늘었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보잉 727기를 선물하는 통큰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랍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세계 증시를 주무르는 그의 투자 신조 첫번째는 ‘일시적인 자금 압박으로 평가절하된 우량기업을 찾는다’는 것.

그가 91년 제3세계의 악성채무와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자금위기에 처한 씨티뱅크에 7억9000만달러를 투자했을 때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 주식의 현재 가치는 86억달러 가량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또 투자환경의 변화를 재빨리 포착해 전통 제조업 주에서 미디어 통신 인터넷 컴퓨터 등 첨단기술 관련 주식으로 투자 종목을 바꿔갔다.

그는 이달에만 아마존닷컴 더블클릭닷컴 e베이닷컴 인포스페이스닷컴 MCI월드콤 등의 주식을 10억달러 어치 이상 사들였다. 지난달에도 아메리카 온라인(AOL) 컴팩 코닥 제록스 등의 주식을 10억달러 어치 매입했다.

그는 사우디를 건국한 알 사우드 국왕의 손자이자 파드 현 국왕의 조카이지만 그의 사업 밑천은 아버지가 물려준 왕실 재산 27만달러가 전부였다. 80년대 사우디 건설현장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공사를 알선해주고 받은 커미션이 그의 초기 재산을 불리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98년4월 한국에도 왔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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