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OAS상임위 국가들간에 페루문제 대처 방안에 이견을 보이는데다 페루에 대한 경제제재에 찬성했던 미국도 이같은 방침을 철회했기 때문에 알베르토 후지모리 체제를 흔들만한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의 루이스 라우레도 OAS대사는 당초 상임위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태를 응징하기 위한 결의안 1080호 정신에 입각해 페루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회원국들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경 입장에서 한발 후퇴, 상임위 최종 권고안에는 결의안 1080호 발동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결의안 1080호는 91년 아이티, 92년 페루, 93년 과테말라, 96년 파라과이 등에 대해 발동된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경제제재 조치가 취해진 사례는 없다.
클라우데 헬러 멕시코대사는 “결의안 1080호는 쿠데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4일부터 열리는 총회에서 페루에 대한 강경 조치가 내려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후지모리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멕시코의 일간지 레포르마와 회견을 갖고 “그동안 미국과 페루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OAS 등 국제사회가 섣부른 제재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페루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야당이 선거결과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톨레도 후보는 선관위에 대선 후보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이번 결선투표는 공정한 게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선 야당후보였던 톨레도는 7월 26일 열리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취임식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400여만명의 시민이 수도 리마에서 거리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호언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