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개관기념 축제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계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열기가 한창인 시점에서 셰익스피어와 그의 연극을 모태로 탄생한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내한함으로써 셰익스피어 극과 RSC (Royal Shakespeare Company)의 진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극중의 극 또는 액자극(Play in Play)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논쟁 코메디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작년 10월 런던 바비칸 센터 공연을 통해 이미 호평을 받은바 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연출가 린지 포스너는 멀티 미디어를 활용해 20세기와 18세기를 넘나들며 여성과 남성, 결혼 등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풀어 나간다. 아트센터 관계자는 "이 작품은 린지 포스너가 RSC를 위해 제작하는 두 번째 작품으로, 오래전부터 좀더 도전해 볼 만하고 논쟁을 일으키는 희곡을 연출하고 싶어했던 그의 야심을 충족시켜 준 작품이다"고 밝혔다.
연극은 술에 취한 수선공 크리스토퍼 슬라이가 화가 난 펍(Pub: 영국의 대중적인 호프집)의 여종업원에 의해 내팽겨쳐져 거리에서 잠드는, 20세기에서 시작된다. 짓궂은 한 귀족이 슬라이를 발견하고 자신의 저택으로 슬라이를 데려가 그가 15년동안 기억상실증에 걸려 왔던 귀족임을 이야기하며 모든 상황을 연출해, 급기야 슬라이 자신이 귀족임을 확신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하려다 실패한 슬라이가 우연히 이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찾아내게 된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라트포드에서 몇 백년간 명성을 유지하며 상연되어 오던 셰익스피어 극을 모태로 탄생했다. 1769년부터 시작된 셰익스피어 페스티발과 1879년 셰익스피어 메모리얼 극장 개관을 원동력으로 창단한 셰익스피어 메모리얼 시어터 컴퍼니는 1925년 영국 왕실로부터 50여년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로열 칭호를 받게 된다. 1년후 이 오래된 극장은 화재로 거의 전소되었지만, 전세계적인 모금캠페인으로 1932년 영국 황태자에 의해 엘리자베스 스코트가 설계한 지금의 건물을 개관하게 됐다.
뛰어난 예술 감독들과 재능 있는 연기자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발전을 거듭해 오던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은 피터 홀이 경영 감독으로 선임된 1960년대부터 런던의 올드 위치 극장을 런던의 본거지로 삼고 셰익스피어 정통극에서부터 실험적인 현대극에 이르기까지 레파토리를 확대하는 등 극단의 운영 체계를 혁신적으로 변경하면서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혁신적인 전기를 맞게 된다. 최근 몇년간 RSC는 유럽과 미국, 남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의 열광적인 관객들에게는 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극단이었다.
RSC의 여러 작품들은 또한 상업극장에서 오랜기간 공연되면서 많은 관객들을 매료시켜 왔다. 로버트 린지의 <리차드 3세> <리타 길들이기>
유미선 <동아닷컴 인터넷기자> yoomi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