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경찰, 記者위장 인질극 범인 유인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34분


룩셈부르크 경찰이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질로 잡혀 있던 어린이 25명과 교사 3명을 구해냈다.

지난달 31일부터 룩셈부르크 동부 바서빌리히의 유아원에서 인질극을 벌여온 튀니지계 범인 네지 베자우이(39)는 1일 TV 인터뷰를 주선해 주겠다는 경찰의 말에 속아 건물 밖으로 나오다 머리에 실탄 2발을 맞고 쓰러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기자와 카메라맨으로 위장한 특공대원들을 유아원 안으로 들여보내 전 세계에 방영될 수 있게 TV 인터뷰를 하자며 범인을 밖으로 유인했다.

범인이 어린이 1명을 인질로 안고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는 수류탄을 들고있었지만 나머지 한 손을 쓸 수 없었다. 이 순간 카메라맨으로 위장한 특공대원이 범인에게 다가가 카메라 속에 교묘하게 숨겨놓은 총으로 범인의 머리를 향해 쐈다.

범인은 1994년 법원에서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을 박탈당한 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이 유아원에 자신의 자녀들이 다녔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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