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의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미국 뉴욕에 있다. 올해초 뉴욕대 출판편집자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지 출판사 문을 두드린 한국인은 박씨가 처음이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그의 외삼촌이다.
"아직 인턴 사원이지만 조만간 정식 사원이 될 거예요. 책 프린트와 제본을 관리하는 프로듀싱 파트를 지원했어요. 한국 출판계가 제일 취약한 공정이기도 하고 아직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선택했어요."
1997년초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박씨는 민음사에서 문학팀장과 계간지 '세계의 문학' 편집장을 지내며 오랫동안 '종이밥'을 먹었다. 박씨는 한국과 미국 출판계의 차이점을 '프로페셔널'이란 말로 요약했다. "이곳 출판사는 규모에 걸맞게 담당 분야가 세분화돼 있어요. 편집자도 저자관리 마케팅 세일즈 등 전문분야로 나눠지고 이를 총괄하는 선임 편집자(chief editor)가 있어요. 한국처럼 편집자가 원고 교정까지 보는 일은 절대 없죠."
그는 시스템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책을 알아보고 구매하는 좋은 독자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출판계가 상업적이면서도 다양한 양서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저력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
박씨는 특히 영어로 번역 출간된 한국 서적의 마케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영어로 번역된 우리 책이 150여권인데 대부분 슬그머니 사라져요. 변변한 마케팅이 없으니까 별다른 주목을 못 받은 것이죠." 그는 이런 현실과 문제점을 다룬 석사논문을 한국에서 책으로 낼 계획이다.
박씨는 "편집자가 되고 싶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탓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결혼보다 책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카고〓윤정훈기자> 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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