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거점으로 북한과 일본, 중국 등 대륙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동아시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빠르면 25일 대북 경제 제재를 완화할 것으로 알려져 외국 업체들의 북한행을 가속화하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음성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 업체인 스타텍은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3일 북한 조선체신회사(KPTC)와 인터넷을 통한 음성데이터 전송(VoIP) 등 인터넷서비스 관련 시설의 공급계약을 발표했다. 미국 통신관련 회사가 북한과 직접적인 계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 최명남 조선체신회사 부사장은 “많은 미국기업으로부터 계약문의가 있었으나 중동과 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넓은 통신망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텍과 손잡게 됐다”고 말해 많은 미국 기업들이 대북 진출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경우 △북한상품 및 원자재 수입 △소비재상품 수출과 금융서비스 △민감하지 않은 산업분야 투자를 위한 물자 투입 △농업 광업 석유 목재 시멘트 교통에 대한 투자 △도로 항만 공항 등 인프라와 여행 관광분야 투자 △대북 송금 △선박과 항공기에 의한 화물 수송 △상업항공기 운항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북한위원회’의 제프리 존스 위원장은 최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면 하반기중 투자 조사단이 북한을 방문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도 매년 한두 차례 북한에 파견해 온 ‘대북 투자 조사단’ 파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한국과 유럽기업의 합작 대북 진출도 추진할 방침.
한국 외국기업협회 이상렬(李相烈) 전무는 “다음달중 주요 회원사 대표들이 모여 대북 투자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전무는 “북한에서 생활용품을 주문 생산하고 있는 홍콩 L기업이 한국의 지사를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와 유사한 형태의 외국 기업 대북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