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선 대(對)적성국교역법 수출관리법 국제테러제재규정 공산국가제재규정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법규 개정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북측에 요구했었다.
미국이 19일을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의 발표시점으로 잡은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제재 완화에 돌입할 충분한 명분이 축적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북-미 관계 및 북한의 대(對)서방 관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간단치 않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소비재를 포함한 대부분의 물품 교역과 금융거래가 허용된다. 양국간 항공 해상 교통로도 다시 열린다. 지난 50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대북 금수(禁輸)조치가 사실상 해제되는 셈.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북한의 대 서방교역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의 교역 재개는 북한이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사올 수 있는 달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북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내 북한자산 동결은 이번에도 풀리지 않고 군사 및 민간용으로 이중 사용이 가능한 민감한 물자 등의 교역도 여전히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집요하게 요구해온 테러지원국 제외도 아직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7일 CNN 방송에 출연, “남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을 좀 더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