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4000 재돌파…첨단주 반등론 점차 확산

  • 입력 2000년 6월 21일 19시 17분


‘첨단기술 관련주의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다시 시작됐는가.’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가 4월11일 이후 2개월여만에 지수 4000선을 돌파하면서 나스닥지수를 움직이는 첨단기술 관련주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여섯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자 영업적으로 타격받을 이유가 별로 없는 신경제 관련주들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는 것.

하지만 나스닥 주가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투자자들은 본격적인 ‘나스닥행’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분위기다.

▽이어지는 나스닥 주가상승〓나스닥 지수는 20일 인터넷 정보통신 미디어 관련주식의 상승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0.59% 오른 4,013.36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3월10일의 사상 최고치보다 20.5%가 낮지만 지난달 23일 연중최저치(3,164.55)보다는 26.8%나 반등했다.

특히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첨단기술주는 투자열기가 다시 폭발하면서 올해 주가 하락폭을 거의 만회한 수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금리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 때문에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우량주들의 주가가 동반하락하면서 전날보다 1.16% 하락한 10,435.16을 기록했다.

▽줄어드는 ‘과대평가’ 시각〓얼마전만 해도 나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은 기술주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는 것이었다. 사상 최고치(5,132.52)를 기록했던 3월10일 이후 나스닥 주가는 마치 수렁 속으로 빠져들 듯 잇따라 하락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기술주들은 이대로 꺼지지 않는다’는 반등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급성장해 온 신경제 관련 기업은 자금조달비용 상승이나 매출 격감 등 금리인상이나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이 구경제 관련 기업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미 체이스맨해튼증권의 증시분석가인 조 클레이너만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주의 반등은 시작됐으며 문제는 3월10일 수준에 얼마나 근접하느냐”라고 말했다.

▽신경제와 구경제의 엇갈리는 명암〓구경제 업종인 자동제어기기 제조업체 하니웰은 판매감소로 2·4분기(4∼6월) 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19일 16.8%, 20일 11% 떨어졌다. GM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해 주가하락이 이어졌다. 월마트 코카콜라 등 소매업종 종목들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세.

반면 신경제 기업의 이윤은 오히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칩과 반도체의 수요가 늘 것이 분명해 인텔 마이크론 등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나스닥 주가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나스닥시장 주가 반등은 일시적이며 시세차익을 노린 매도물량이 조만간 나스닥시장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