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전 주한 미대사)은 19일 “곡물거래회사인 카길, 발전설비업체인 컴버스천 엔지니어링 등 6개 기업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도 최근 2000년 대외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는 북한의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이 곳이 성공을 거둘 경우 미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북한시장 선점(先占)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의 대북교역과 투자가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워싱턴에 있는 한국경제연구소의 피터 벡 국장은 21일 “현재 10∼20개 정도의 미국 기업이 북한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경제여건이 취약한 북한에 진출하는 데는 많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당분간은 탐색기를 가질 것”이라며 “당장 대북 진출 러시가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도 “대북 제재가 미국 기업들에게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그 동안 미국 기업의 북한 상륙을 가로막은 것은 북한의 열악한 교역 및 투자환경이지 대북 제재가 아니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 현대 대우 등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별다른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도 미국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
그러나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 경제 상황이 차츰 나아지고 교역 및 투자 관련 제도의 정비가 이루어질 경우엔 북한을 찾는 미국 기업인들의 발길이 보다 잦아질 수도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