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란 남부 아바단과 호람샤르에서는 3일 낮 최고기온이 53도까지 올라가는 살인 더위와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바단의 한 주민은 “살인 더위로 상점과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는 1일 낮 최고 기온이 50.2도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요르단은 예년보다 8도 높은 40도의 폭염이 몰아쳐 많은 어린이와 여성이 일사병으로 쓰러졌다. 이런 이상열파는 인도 북부의 저기압이 최근 약화되면서 이란과 아라비아반도에 더운 바람이 나타났기 때문.
▽유럽〓그리스와 루마니아, 유고연방 등은 3일 기온이 43도까지 치솟는 등 이번주 내내 사상 최악의 불볕 더위에 시달릴 전망. 그리스 정부는 의료당국과 지방정부에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크로아티아는 살인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체 농지의 40%가 황폐화되고 농작물 피해가 500만달러를 넘어서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4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일본은 33도가 넘는 무더위가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도카이도(東海道)의 신칸센(新幹線)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주민 32명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는 5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로 50여명이 숨졌으며 오염된 식수로 주민들이 장티푸스 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고기압의 이상발달과 지구온난화현상이 겹쳐 생긴 살인 더위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