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웹사이트, CIA 비밀문서 공개 논란

  • 입력 2000년 7월 23일 21시 58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북한과 중국 등 5개국을 정보수집이 어려운 첩보대상국으로 꼽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CIA 비밀문서들이 미국의 한 민간 웹사이트에 의해 공개돼 화제다.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건축가 존 영(64)은 22일 자신이 운영중인 웹사이트 크립톰(http://jya.com/crypto.htm)에 CIA의 예산 추이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CIA자료들을 1주일 전부터 게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료들은 찰스 E. 앨런 CIA 정보수집 담당 부국장이 지난 98년 CIA를 방문한 일본 정보기관원들에게 브리핑했던 것으로 CIA가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쿠바등 이른바 '(정보수집) 곤란국'에 대한 대책을 재검토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들 5개국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정보수집 우선 대상국을 선정토록 지시한 대통령 결정 명령서 35항에 따라 정해졌다.

자료에는 또 민간 및 군사요원을 망라한 외국인들의 첩보활동을 감시하는 '국가 외국인 정보 프로그램' 관련 인력이 91년부터 98년 사이에 20559명으로 20% 이상 줄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앨런 부국장의 집 전화번호와 그의 위성 보안전화 번호 및 전자메일주소 2개 등이 적힌 앨런 부국장의 전화번호 수첩 내용도 실려있다.

특히 '일본인 방문객들을 위한 첩보의 세계 개관'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번자료에는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일본 공안청 직원 수백 명의 명단과 생일, 직책 등이 적힌 기록도 포함돼 있다.

크립톰 운영자인 영은 이번에 게재한 자료들은 일본에 있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전자메일로 받은 98년 CIA 내부의 브리핑 관련 비밀문서라고 말했다.

지난 96년부터 운영돼온 이 사이트는 정부의 비밀주의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미국 등 각국의 첩보활동과 관련된 자료들을 게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공안청의 신조 이치로 총무국장은 일본 정부는 이같은 자료들의 출처가 지난 98년 사임한 한 공안청 직원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빌 해를로 CIA 대변인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한 고위 정보 관리는 일본 공안청의 공식 방문객들은 98년 6월 CIA 본부에서 비밀 브리핑을 받도록 허가됐다면서 정보 내용은 별게 아니지만 그런 정보가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크립톰은 지난 달에도 CIA가 지난 1953년 이란에서 쿠데타를 조종한 것과관련된 문서를 편집하지 않은 채로 공개했는데 이는 당초 뉴욕 타임스 웹사이트에 관련 부분이 삭제된채 공개됐던 것이다.

크립톰 운영자인 영은 22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구든지 정부가 출간을 원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공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웹사이트에 게재하는 자료의 신빙성을 검증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료를 공개하고 그 진위 여부를 사람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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