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클린턴 대통령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으로부터 그동안의 협상과정을 전해 들은 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각각 회담했다. 앞서 올브라이트는 22일 바라크와 자신의 농장에서 지낸 데 이어 23일에는 바라크와 게티스버그에 들러 ‘긴장을 푸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 대변인은 23일 “클린턴 대통령이 돌아와 빠르면 24일 협상의 성패가 판가름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관리들도 “회담이 주 중반까지 이어지면 일이 잘 풀린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압둘라 왕세자와 회담했다. 회담에서 이들은 동예루살렘에 대한 아랍권의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예루살렘 지위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내 팔레스타인인의 거주지에 대한 주권인정 △동예루살렘내 구(舊)시가의 아랍인 거주지역에 대한 공동주권 행사 등을 골자로 하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1㎢의 구시가지에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이슬람교 제3의 성지인 ‘바위의 돔’, 기독교의 성지인 ‘성분묘교회’ 등이 몰려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요한 바오로 2세는 23일 주례연설에서 중동평화를 기원하면서 “동예루살렘내 구시가지를 국제적으로 관리해야 예루살렘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