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청망 에셜론 이용 국제 뇌물거래 DB 구축

  • 입력 2000년 7월 24일 19시 24분


미국 정보기관이 빌 클린턴 행정부 출범 이후 방대한 규모의 ‘국제 뇌물거래 데이터베이스’를 극비리에 구축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미 MSNBC방송은 21일 국무부와 상무부 보고서를 인용해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이 세계적 감청망인 에셜론 등을 이용, 대규모 국제 무역거래나 공사수주와 관련된 각국의 뇌물거래 상황을 수집해왔다고 보도했다. 수집된 정보는 미 기업에 제공되거나 관련국 정부에 대한 통상 압력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미 정부의 해외 뇌물정보 수집은 미 기업이 무역거래시 경쟁국 정부와 기업의 뇌물 로비에 밀려 큰 거래를 놓치고 있다고 본 데 따른 것. 미 정보기관은 1992년 한 일본기업이 시리아 고위 관리에게 뇌물을 주고 4억달러 규모의 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알고부터 본격적인 뇌물정보 수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미 기업을 위한 상업적 목적의 정보수집 활동을 완강하게 부인해왔다. 미 기업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 비해 미국의 뇌물관련법이 엄격해 거래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불평을 제기해왔다. 미국은 외국부패관행법(FCPA)을 통해 국제거래를 따내거나 유지하기 위해 해당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미국 기업을 형사처벌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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