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2000]"8년만의 정권교체" 자신감

  • 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01분


요즘 미국 공화당은 한껏 들떠 있다. 8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넘친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앨 고어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만큼 11월 대선에서는 기필코 승리,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전대통령 시절 12년간 계속된 공화당 황금시대를 재현하겠다는 의욕이 넘치고 있다.

이같은 기대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리더십과 대중적 인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부시는 가문과 학벌이 모두 뛰어나지만 엘리트 냄새를 덜 풍긴다. 소탈하고 유쾌하며 때로는 지적 능력이 의심될만큼 단순명료하다. 책읽기를 싫어하지만 바쁜 와중에서도 신문의 스포츠 뉴스는 빠뜨리지 않고 읽는다.

이런 인간적 매력을 바탕으로 그는 중산층 입맛에 맞는 세금감면 등을 주장하고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교육 사회보장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대안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92년과 96년 대선에서 클린턴 대통령에게 연거푸 패했던 그의 부친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밥 돌 전상원의원의 고리타분한 이미지와는 딴 판이다.

부시는 무엇보다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공화당 관계자들은 “부시주지사는 사람을 쓸 때 충성심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고, 일단 측근으로 기용한 사람들은 저버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참모들은 그가 94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처음 출마할 때부터 그와 고락을 같이 해왔다. 수석 전략가인 칼 로브는 참모 역할에만 전념하라는 그의 요청에 따라 자신이 경영하던 컨설팅 회사를 처분하기도 했다.

부시 주지사는 대체로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이다. 특히 자신이 취약한 외교안보 분야에선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인 콘돌리자 라이스(45·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북한을 ‘불량배 국가’라고 부르며 “북한은 당근만 아니라 채찍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부시가 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성기조를 띠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시 주지사가 과연 8년전 클린턴에게 당한 아버지의 패배를 설욕하고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까. 미 역사상 부자가 대통령이 된 것은 약 200년전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의 뒤를 이어 아들 존 퀸시 애덤스가 6대 대통령이 된 게 유일하다. 부시주지사는 “좋은 소식은 내가 여론조사에서 고어 부통령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이고, 안좋은 소식은 선거가 당장 실시되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부시와 체니의 경력

조지 W 부시(대통령 후보)-리처드 체니(부통령 후보)
1946년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출생1941년 네브래스카주 링컨
예일대 졸업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교육예일대 2년 중퇴 와이오밍대 정치학 석사

공군 전투기 조종사
석유탐사회사 설립 경영
텍사스주 프로야구(레인저스) 인수 경영
텍사스 주지사

주요 경력

대통령 비서실장
연방 하원의원
국방장관
석유시추회사 대표이사

부인 로라와 두 자녀가족관계부인 린과 두 자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