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한 이번 회의에는 나이키와 로열 더치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 44명과 노조, 환경과 인권단체 대표들이 모였다. 이들은 기업 활동과 관련된 인권 노동 환경 기준의 개선을 촉구하고 ‘글로벌 콤팩트’의 준수 의지를 다졌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글로벌 콤팩트는 아난 총장이 작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재계에 제시했던 기업 윤리 강령이다. △인권 보호 △아동노동 철폐 △노조 결성권 인정 △차별 철폐 △환경친화적 기술개발 등 9개 조항이다. 현재까지 50개 기업이 글로벌 콤팩트에 서명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아난 총장은 개막연설을 통해 “각국의 재계, 노동계, 민간단체 대표가 유엔에서 공동의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적은 없었다”면서 “이번 회의가 아직 서명하지 않은 기업에 자극이 돼 이들 기업이 지구촌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글로벌 콤팩트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시장경제와 세계화가 후진국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유일한 희망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사회적 가치와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하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국제사면위원회와 그린피스 등 일부 단체는 “이제까지 후진국에서 노동력을 착취해온 대기업들이 글로벌 콤팩트 서명을 통해 유엔이 발행하는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아난 총장은 “노조와 시민단체가 동참하고 있어 기업의 이행약속은 지켜질 것”이라면서 “기업을 무시하기보다는 함께 손을 잡고 일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대표들은 “외부의 지나친 간섭과 규정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앞으로 유엔이 운영하는 웹사이트(www.unglobalcompact.org)에 원칙 준수 상황과 개선 조치, 향후 추진 계획 등을 게재하게 된다. 노조와 환경, 인권단체가 기업이 밝힌 내용에 대해 반박할 경우 그 내용도 일반에 공개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글로벌 콤팩트 9원칙 | ||
인권 | 1 | 인권 보호 원칙의 존중 |
2 | 인권 위반 금지 | |
노동기준 | 3 | 조합결성과 단체계약의 자유 인정 |
4 | 강제노동 금지 | |
5 | 아동 노동 철폐 | |
6 | 채용과 업무상 차별 금지 | |
환경 | 7 | 환경 위험 예방 조치 |
8 | 환경 책임에 대한 솔선 수범 | |
9 | 환경 친화적 기술의 개발과 보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