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0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칠레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오전 피노체트의 면책 박탈 여부에 대한 비공개 협의에 들어가 표결을 마쳤지만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에르난 알바레스 대법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대법관들이 표결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으나 판결문 공개는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판결문은 다음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엘 모스트라도르 등 일부 언론은 2일 법원 소식통을 인용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들이 찬성 11, 반대 9로 피노체트의 면책특권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의 최종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법원 주변에서는 실종자 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이 ‘피노체트 처벌’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칠레의 산티아고 항소법원은 6월5일 피노체트에 대한 면책특권박탈 판결을 내렸으나 피노체트의 변호인단이 이에 불복, 상고했다. 피노체트는 3월 영국에서 구금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군정희생자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한 ‘정치범 19명 납치 및 실종사건’을 비롯해 146건에 달하는 각종 인권유린혐의로 피소돼 있다.정치범 19명 납치 및 실종사건은 피노체트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직후인 73년 특수부대 요원으로 구성된 ‘죽음의 특공대’가 저지른 범죄행위이며 군정의 대표적 인권유린 사례로 알려져 있다.
<홍성철기자·산티아고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