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투고자가 인민일보 인터넷 토론마당인 ‘강국(强國)논단’에 올린 이 시는 1989년 6·4 톈안(天安)문사태 때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군의 비행을 강력히 비난했다.
홍콩의 태양보는 이 시가 인터넷판에 오르자 인민일보측이 바로 지웠으나 곧바로 다시 올라왔다며 다음과 같이 시 전문을 소개했다.
“친구를 위해 피 흘렸고, 타오르는 불길 성안을 휩쓸었다. 압록강변의 투사 사랑스럽고, 수재와 싸운 공로 방주보다 대단하다. 그러나 맨주먹인 사람들을 경성에서 학살했고, 탐관오리가 잘 살도록 돕고 있다. 아무리 장강물 끊임없이 흘러도 이 오랜 수치 씻어내지 못하리(曾爲親朋熱血流, 燎原烈火滿城頭, 鴨綠江畔稱可愛, 撫震救災賽方舟, 不期京城屠徒手, 扶將貪官穩坐侯, 不盡長江漫天水, 難掩諸公曠世羞).”
중국은 이처럼 당이나 군, 정부를 비난하는 시를 ‘반시(反詩)’라 부르며 발표나 게재를 일절 금하고 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 시의 내용으로 미루어 11년전 6·4톈안문시위에 참가했던 사람이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일보는 91년에도 리펑(李鵬·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당시 총리를 겨냥한 반시가 게재돼 해외판 담당자가 문책을 받고 교체되기도 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