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마지막 포로 헝가리人 55년만의 귀향

  • 입력 2000년 8월 4일 01시 13분


‘유럽의 마지막 전쟁포로, 55년 만의 귀향.’

영국의 BBC방송은 3일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러시아군에 체포됐던 헝가리 포로 앤드라스 타마스(75)가 5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그가 2차대전의 마지막 포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주재 헝가리 영사는 타마스가 고국에서 영주권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타마스는 러시아 남부의 돈강 부근 전투에서 포로가 된 지 3년째 되던 1947년 모스크바 근교의 정신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기록에 따르면 타마스는 도착당시 심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러시아 말은커녕 헝가리어도 일부만 구사했다. 의사들이 헝가리어를 모르는 탓에 그는 무려 53년 간 버려진 상태에서 지냈다. 정신병원측은 “그가 모닥불에 손을 녹이던 일, 기관총을 든 군인들의 모습, 화물열차에 태워지던 일 등에 대해서만 말했다”고 전했다.

타마스의 존재가 외부로 알려진 것은 90년대 헝가리어를 아는 슬로바키아 의사들이 방문하면서부터. 이후 타마스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으나 불완전한 기록과 정신분열증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추가로 방문한 헝가리 의사들은 2차대전 이전의 어휘들을 통해 타마스로 하여금 모국어를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헝가리의 유명 정신의학자인 앤드라스 베어 박사는 “그가 헝가리 군인으로 복무하다 포로가 된 것이 틀림없다”고 결론내렸다. 타마스는 슬로바키아 남부의 마르틴에서 태어나 헝가리 북부 미슈콜츠에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베어 박사는 타마스가 헝가리에서 지내면 정신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면서 그를 본국으로 귀환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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