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核軍 지출 삭감 재래식 군대 증강"

  • 입력 2000년 8월 14일 10시 06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군에 대한 지출을 삭감하고 핵군의 일부 책임을 재래식 군대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고 아나톨리 코르누코프 공군 사령관이 지난 12일 말했다.

이 결정은 침체에 빠진 군부의 장래를 토의하고 러시아 핵무기의 통제를 둘러싼 긴장을 해소시키기 위해 전날 열린 회의에서 내려졌다. 지난 3월 대통령에 당선된 푸틴은 재임기간 주요 목표로 핵군축을 주창하고 있다.

11일 회의의 상세한 내용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 회의에 참석했던 코르누코프 사령관은 러시아 TV에서 현재 전략 로켓군의 일부 부서로 돼 있는 우주 미사일방위군이 2002년까지 공군의 지휘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공군이 사용하는 일부 방공 미사일이 예산 감축으로 강등된다고 말하면서 "러시아의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는 방공 미사일부대의 전투 태세를 포기하고 한 단계 낮은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11일 회의에서 현재의 지출을 핵군에서 재래식 군대로 재배정하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으나 더 이상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군 참모장인 아나톨리 크바슈닌 장군은 러시아는 얼마되지 않는 군 예산을 체첸에서 반군과 싸우는 군대와 같은 재래식 군대에 집중시켜야 한다면서 전략 로켓군을 모두 공군 예하에 둠으로써 전략 로켓군을 강등시키려 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제안은 한때 핵군 사령관이었던 이고르 세르게예프 국방장관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는 이례적인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세르게예프 장관은 러시아는 다른 나라의 공격에 대비해 핵무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무기를 핵탄두 1500기로 감축하기로 하는 그의 제안에 대해 국가안보회의의 지지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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