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로스앤젤레스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오찬에는 노먼 미네타 상무장관, 테리 매콜리프 민주당 전당대회의장, 게리 로크 워싱턴주지사, 빌 로키어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한인들의 모임인 한미민주당협회가 주최했다.
한국 교민들이 전당대회 공식 행사로는 처음 마련한 행사인데도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이 수백명의 한인들과 함께 참석, 자리를 빛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한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중서부 지역에서 순회유세를 하고 있는 고어 부통령도 “오찬 초청에 응할 수 없게 돼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인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진심으로 환영인사를 보낸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초로 연방정부 각료가 된 미네타 장관(일본계)은 이날 “한국인과 다른 아시아 국가 출신 및 기타 소수계가 힘을 합쳐 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시아 커뮤니티의 단결과 협력을 강조했다.
오찬에 참석한 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즐기는 등 한국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김치 오이소박이 잡채 갈비 등 차려진 한국 음식을 가리지 않고 즐겼고 일부는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김치’ 하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교민들은 사업가 변호사 교수 의사 관료 등 나름대로 미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강석희(姜石熙·45)회장은 “미국 내 한인사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이제 그에 걸맞은 정치적 위상을 확보할 때가 됐다”며“이런 행사에 보다 많은 한인들이 참석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의 유재건(柳在乾)전당대회의장 천용택(千容宅) 정세균(丁世均)의원과 한나라당의 손학규(孫鶴圭)의원 등이 참석했다. 70년대 코리아게이트의 주역이었던 박동선(朴東宣)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로스앤젤레스〓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