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열린 양당의 전당대회는 당의 대선 전열을 정비하는 화려한 정치 축제라는 공통 점을 제외하면 전당대회의 구성원과 목표 등 여러 면에서 적지않은 대조를 보였다.
전체 대의원의 90%가 백인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는 미국 주류(Main Stream)사회의 보수적 시각에 입각, 힘에 바탕을 둔 국익 추구를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온정적 보수주의 라는 기치 아래 미국의 군사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하는 등 공세적인 외교안보정책이 제시됐고 연사들도 콜린 파월(전 합참의장) 노먼 슈워츠코프(걸프전 다국적군 사령관) 콘돌리사 라이스(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외교안보고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나섰다.
공화당은 또 "현재 4조달러에 이르는 연방정부의 재정흑자는 상당 부분 세수(稅收)증가에 힘입은 것이므로 결국 정부가 아닌 국민의 돈"이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세금감면을 약속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의원 4300여명의 절반이 여성인데다, 흑인 라틴계 및 아시아계 대의원이 대거 참석해 구성원 면에서 훨씬 다양성을 보였다. 또 인종 성별 등에 따른 차별 철폐를 다짐하고 근로가정과 중산층에 대한 지원을 확충하는 것을 포함, 경제 교육 환경 분야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특히 세금감면은 '가진 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며 공화당의 감세 주장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반적으로 볼 때 공화당은 내실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해 전당대회가 '화려한 가면무도회'에 불과했다는 평을 들었지만 8년만의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은 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실질적인 정책을 상세히 밝혔으나 카리스마가 강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에 필적할만한 강력한 리더로서의 앨 고어 후보의 이미지를 정립하는데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고어와 부시 후보 수락연설 비교 | ||
고어 | 부문 | 부시 |
미국 경제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더 번영된 조국의 건설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전국 곳곳에서 국민과 대화하겠다. | 총론 | 미국과 소외된 계층의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사람에게 성공과 배움과 희망의 기회를 제공하겠다. |
미국은 더 강해지고 부유해져야 한다. 한반도 군비감축 추진하겠다. 중국 한국 러시아와 동반자 관계 지켜나갈 것이다. | 외교 | 미국의 힘과 영향력 감소하고 군대의 사기는 저하됐다. 클린턴 정부가 포기한 강력한 미국을 재건하겠다. |
강력한 국방력을 유지하겠다. 미군을 전세계에서 가장 잘 훈련된 최첨단의 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 국방 | 핵무기 감축하고 핵위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를 배치하겠다.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다. |
아이들을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락으로부터 보호하고, 자녀들의 행복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부모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겠다. | 교육 | 일부 계층에 교육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빈민지역은 폭력이 일상화 돼 있다. 민주당 정부가 방치한 교육문제 해결하겠다. |
부유층에 대한 폭력적인 감세는 없을것이다. 조세제도 개혁하고 결혼중과세 폐지하겠다. 재정흑자 잉여분으로 사회보장 혜택 확충하겠다. | 감세와 사회보장 | 다음 세대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보장 제도와 의료제도를 확고히 구축하겠다. 대규모 감세와 사회보장세 인하에 힘쓰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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