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구구쉬는 이날 녹색과 빨간색, 흰색의 이란 국기 색깔로 장식된 무대에 우아한 흰색 옷을 입고 나와 노래를 시작하려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터뜨렸으며 청중도 ‘구구쉬’를 외치며 함께 울었다. 1979년 이란에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여성이 남성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금지된 뒤 21년 만의 공연이었기 때문. 가수 겸 배우로 60, 70년대 이란 문화계의 우상이었던 구구쉬는 혁명 이후 테헤란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다 온건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해외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전성기 때 구구쉬는 이란의 ‘마돈나’였다. 그녀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유행을 선도했다. 이번 공연 입장권도 이틀 만에 매진됐다. 그녀는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순회공연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뉴욕 휴스턴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슬람 혁명이 터졌을 때 구구쉬는 미국에 있었으나 불이익을 무릅쓰고 고국행을 택했다. 예상대로 귀국 후 여권을 빼앗기고 21년간 공연을 금지당했다. 그런 용기 있는 선택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그녀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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