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퇴치〓19일 54회 생일을 맞은 클린턴은 뉴욕주 휴양도시 레이크플래시드에서 국제에이즈퇴치기금 창설안에 서명했다.
클린턴은 이날 주례 방송연설에서 “에이즈가 건강상의 위험은 물론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며 “세계가 힘을 합쳐 에이즈와 싸우는 일이야말로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하루만도 아프리카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 6000명을 땅에 묻었다”면서 “에이즈는 최빈국들의 경제와 우방국의 안정, 취약한 민주국가들의 장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의 서명으로 창설되는 ‘에이즈신탁기금’의 규모는 최고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이 2년간 3억달러(약 3360억원)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및 민간인들의 기부로 채워진다. 이 기금은 주로 전세계 에이즈 환자(3430만명)의 70%(2450만명)를 차지하는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의 에이즈 예방과 치료, 교육을 위한 경비로 쓰이게 된다.
현재 아프리카 지역의 에이즈 감염은 보츠와나의 경우 여성 10명 중 3.5명이 환자일 정도로 심각하다. 사하라 남부 도시지역의 경우 어린이의 15%가 에이즈 고아다.
유엔은 머지않아 아프리카 일부 빈국에서 10대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90년대 초 59세였던 평균수명이 2015년에는 45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방문〓클린턴은 25∼27일 나이지리아를 거쳐 28일 탄자니아를 방문해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의 주선으로 부룬디 평화협정에 참여한다.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나이지리아. 지난해 아프리카 순방때 제외했던 나이지리아를 이번에 찾는 것은 민선으로 당선된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뉴욕타임스지는 20일 보도했다.
오바산조는 당선 뒤 수십년간 군부독재로 찌든 경제 사회 등 각 부문 개혁에 나섰으나 인종갈등과 개혁에 따른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아프리카 인구 대국(1억2000만명)인 나이지리아를 지원할 필요가 분명하다.
세계 6위의 석유수출국으로 미 전체 석유수요의 8%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은 나이지리아가 ‘지역경찰’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4월에 군현대화 자금으로 1억달러를 지원했고 이달에도 시에라리온에 파견할 군대를 훈련시킬 군사고문단을 파견했다.
나이지리아는 지역경찰을 맡는 대가로 클린턴 방문 때 30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의 일부 탕감과 석유시설 확충을 위한 외자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