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방송 민영화 바람…산하 인터넷사업체 분리

  • 입력 2000년 8월 23일 18시 50분


공영방송을 대표해온 영국의 BBC에 민영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 관련 자회사를 분리해 외자를 유치하는 한편 자체 지분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 BBC가 산하 인터넷 사업체를 분리하면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인 TH 리 글로벌인터넷매니저(THLi)는 BBC가 새로 설립할 영리 조직인 빕벤처스(Beeb Ventures)의 지분 13.5%를 넘겨받기로 합의했다는 것. 기업 가치가 3억5700만달러(약 3850억원)에 이르는 빕벤처스는 BBC 월드와이드가 운영해온 온라인쇼핑 업체인 빕닷컴(Beeb.com)과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인 프리빕닷넷(Freebeeb.net)을 통합해 설립된다.

TH 리의 샤론 파이프 전무는 “빕벤처스의 기술경쟁력과 조직력으로 중산층 시장을 공략하면 빕닷컴은 영국내 최고의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BBC 자체 지분을 미국 업체에 넘기기 위한 협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 익스프레스지는 BBC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업체가 BBC 지분의 5%를 매입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영국의 두 회사도 BBC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BBC 경영진은 미국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BBC는 대변인을 통해 “협상중인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BBC는 97년 디지털 방송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국내 송출 부문을 미국의 ‘캐슬 타워’에 2억4400만파운드(약 4148억원)에, 월드와이드 서비스 송출 부문을 ‘메를린 커뮤니티 인터내셔널’에 1억7000만파운드(약 2890억원)에 각각 매각한 바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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