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방송은 23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이 자동차판매에 뛰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마존닷컴이 95년 온라인 서적판매회사로 출발한 뒤 CD와 비디오 등 음악분야, 장난감업계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판매 영역을 확대한 데 이어 자동차판매분야의 진출로 출범 5년 만에 네 번째 영역 확장을 시도한 것.
아마존닷컴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그린라이트닷컴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중고자동차 교환과 구입융자 등 전반적인 판매업무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닷컴의 자동차판매는 우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아마존 고객이 집중된 미국내 27개 지역에서 이뤄질 예정.
미국의 지난해 자동차판매 대수는 1689만대. 이 중 4%인 약 70만대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됐지만 실제로 40%인 700만대가 인터넷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이 제휴한 그린라이트닷컴의 경우 이미 온라인 자동차 판매분 중 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비율은 아마존과의 제휴에 힘입어 2005년까지는 30%선으로 늘어날 전망.
아마존 회장인 제프 베조스(36)는 “그린라이트닷컴은 앞으로 고객과 판매자, 생산자를 하나로 묶어 생산과 구매를 쉽게 함으로써 모두에게 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관련기관에 따르면 2005년까지 자동차 구입의 8∼10%는 온라인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 중 80%가 구입 과정에서 인터넷이 활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닷컴의 자동차판매분야 진출을 최근 누적되고 있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한다.
아마존 주식은 1998년 말 240달러를 기록한 뒤 400달러 고지를 향해 천정부지로 치솟아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 후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말 100달러선으로 주저앉은 뒤 23일 38달러선으로 폭락했다.
아마존의 고객은 올 들어 매달 100만명씩 늘어나 한번이라도 아마존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2000만명을 넘어서 회복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영업 적자폭은 매년 늘어나 올해만 3억500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
지난해 12월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제프 베조스 회장은 이번 자동차판매업계의 진출을 아마존닷컴의 제2의 도약에 비유했다. 그러나 닷컴 주가폭락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아마존의 앞날을 장밋빛으로만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