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는 팔길이 정도의 체인 끝에 등유에 푹 적신 솜뭉치를 매달아 여기에 불을 붙여 돌리면서 불길이 밤하늘에서 빚어내는 갖가지 환상적인 모양을 즐기는 놀이다. 불놀이는 깡통에 숯 등을 넣어 불을 붙여 돌리는 놀이.
처음에는 야밤에 텅빈 주차장이나 공터에서 하던 것이 점차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뉴욕의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나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해변가 등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에서도 포이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애틀을 중심으로 포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인 ‘테모지너시스’라는 동아리도 만들어졌다.
포이가 인기를 끌다보니 포이용 체인등 도구를 파는 ‘포이의 집’과 같은 전문점도 등장했다. 체인과 솜뭉치 등이 세트로 돼 있으며 가격은 75달러. 직접 체인을 사다가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체인 대신 막대기나 끈을 사용하기도 한다.
포이에 푹 빠져 자신의 E메일 아이디를 ‘heyladyyoureonfire@hotmail.com’으로 지은 미셸 라베라는 “불덩어리들이 내 주위를 휘감을 때면 아찔할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포이를 즐기는 사람들 중 거의 절반은 여성.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포이를 ‘신(新) 히피족의 파티 놀이’로, 폭스TV는 ‘20∼30대층에서 번져나가고 있는 신종 스포츠’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포이 초보자들은 단순히 아래 위로 돌리며 원모양 정도만 그려내지만 숙련된 ‘포이 마니아’들은 왼손과 오른손의 포이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돌리며 갖가지 독창적인 모양을 빚어낸다.
안전을 기하기 위해 보통은 5∼6주일 정도는 불을 붙이지 않은 채 돌리는 연습을 하거나 진짜 불 대신 빛이 나는 전구나 곤봉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불을 붙이고 시도하다 화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고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불똥이 튀거나 잔디나 덤불에 불이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포이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손놀림을 연습하기 위한 훈련방법으로 개발된 것을 도입한 것이라고 미국인들은 설명한다. ‘포이’는 마오리어로 ‘공’을 뜻한다.
결국 한국 뉴질랜드 미국의 ‘불놀이 문화’에 비교문화적인 그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닐까.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