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30일 "미국 국립 문서보관소에 보관돼 있던 비밀해제 문서를 입수해 일본이 60년 미국과 새 안보조약을 맺으면서 핵반입 불가 원칙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미일 양국이 51년에 맺은 구 안보조약을 개정하면서 △일본기지를 이용한 외국상대 군사작전 △핵무기 반입 △중 장거리 미사일 반입 등은 양국의 협의사항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미일 안보조약과 관련돼 맺은 비공개합의 원칙 에 따르면 협의대상이 되는 핵무기의 반입 은 핵무기의 육상반입과 저장으로 국한됐다. 따라서 핵을 탑재한 미군기나 함정은 일본측과 협의없이 자유롭게 일본 영공이나 영해 항만 등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던 것.
또 "미군이 일본기지를 이용해서 외국에서 작전을 전개할 때도 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한국의 주한 유엔군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재일 미군기지의 사용을 인정한다"는 예외가 인정됐다.
일본 학계 등에서는 비밀협약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부 자치단체는 항구에 기항하는 미군 함정에 대해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있다는 증명서를 요구해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때마다 일본 정부는 '비핵 3원칙'은 흔들림이 없으며 비밀협약은 없다고 해명해 왔다.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일 외무성은 "안보조약의 밀약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런 문서에 대해 일일이 미국에 문의하거나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문서가 공개됨으로써 일본의 '비핵 3원칙'은 허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