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회담에서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대통령의 건강 악화 등 러시아 국내사정으로 2년4개월 동안 중단됐던 러―일간 북방 4개 영토 처리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해 구소련에 북방 4개 섬을 점령당한 뒤 이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반환협상을 벌여 왔다.
양국은 97년 체결한 쌍무협정에서 올해말까지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으나 러시아 국내사정에 의해 사실상 협상이 중단돼 왔다.
모리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방영토 문제 해결과 평화조약 체결 원칙을 확인한 다음 연내 교섭을 재개할 것을 공동선언에 담도록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전문가들은 북방 4개 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국가 1체제’ 방안을 주로 거론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2일 전했다. 이 방식은 러시아의 주권을 유지하면서 일본인의 지방행정 참여를 보장하는 것으로 지역발전과 일본의 피해의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1일 일본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과 러시아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부총리는 도쿄(東京) 외무성 공관에서 회담을 갖고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에너지 개발 등을 골자로 하는 ‘모리―푸틴 플랜’ 등 경제협력 7개 문서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5일 모리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모리―푸틴 플랜’은 97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일본 총리와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의 합의를 발전시킨 것으로 시베리아 개발과 무역촉진 외에도 △러시아의 비핵화 지원 △국제 우주기지 건설계획에 대한 정부간 협력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러시아의 국제 경제체제 참여 지원 등을 담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