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까닭은 73년 세계 에너지 위기 때에 비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배 이상 커졌지만 석유사용량은 3% 밖에 늘지 않았다는 것. 즉 국내 에너지소비 구성에서 차지하는 석유 비중을 낮추는데 성공했기 때문.
경제자문회사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한 전문가는 "텍사스중질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를 유지할 경우 유가 상승의 영향력은 현재 4∼5%로 예상되는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을 0.1%포인트 정도 낮추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리핑닷컴사의 전문가는 그간 미국 내에서 천연가스가 석유를 많이 대체했으며 항공기나 자동차 등 교통수단의 에너지 효율도 훨씬 높아져 석유 의존도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올해도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독일판이 16일 전한 바에 따르면 IMF는 세계 석유시장 상황이 내년 봄까지 개선되기 어려워 그 사이 원유 수입국들은 지난해보다 1400억달러(약 150조원) 많은 원유 대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그러나 이처럼 유가가 치솟는다해도 미국 경제의 꾸준한 성장과 유럽 일본 경제의 회복, 아시아 국가의 회복세를 근거로 세계 경제가 올해 4.7%, 내년에는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올해 5.2%, 내년 3.2%, 유로권은 올해 3.5%, 내년 3.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다이와(大和)연구소 등은 일본 경제 역시 올해 정부 전망치인 1%보다 훨씬 높은 1.5∼2.8%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