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구기금 보고서]"매년 2천만명이 불안전 낙태수술"

  • 입력 2000년 9월 20일 11시 42분


세계적으로 매년 8천만명의 여성들이 원치않는 임신을 하고 2천만명이 안전치 못한 낙태수술을 받는다고 유엔 인구기금이 20일 밝혔다.

인구기금은 이날 공개한 '세계인구현황 2000 보고서'란 제목의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수백만명의 여성들이 매를 맞고 강간을 당하며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이른바 '명예살인'에 희생되고 있다면서 영아살인도 빈번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21세기를 앞두고 여성들 운명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여성들이 아직도 매년 겪고있는 참담한 운명이라고 이 보고서는 개탄했다.

보고서는 또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전세계에 걸쳐 여러 문화에 여전히 깊이 뿌리박혀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허다하고 강조했다.

"'진짜 사나이’와 '여자의 자리’라는 관념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면서 그 사회 구성원의 인생 최초기에 뿌리를 내리고 이를 바꾸기 어렵게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세계의 수많은 성인여성들과 소녀들이 산아제한을 포함하여 교육-보건위생 등에 대한 접근을 거부당하고 있을 뿐아니라 동등한 급료와 법적 권리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여러 나라 정부들간에 지난 1999년에 합의된 목표들 가운데에는 ▲지난 1990년의 여성 문맹률을 오는 200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가족계획 실패율을 오는 2005년까지 반감하고 오는 2015년까지 이를 0%로 만들며 ▲청소년들의 HIV 감염률을 오는 2010년까지 4분의 1정도 낮추고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출산의 90%가 숙련된 조산원의 도움하에 이뤄지도록 한다는 목표가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족계획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하면서 전세계 모든 임신의 약 3분의 1, 즉 연간 8천건이 원치 않는 임신이거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임신이라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출산의 53%만이 전문의료인의 도움하에 이뤄진다. 달리 말하자면 "매년 5천240만명의 여성들이 출산시 의료혜택을 받지못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에서 출산하는 여성들중 약 30%인 연간 3천800만명이 출산전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수술을 받는 여성은 매년 5천만명에 이르며 이들중에 2천만명이 불안전한 수술을 받고 이로 인해 7만8천명의 여성들이 목숨을 잃고 다른 수백만명이 후유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 99년 말 현재 성인 남녀와 어린이 3천430만명이 HIV나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으며 여태까지 이 병으로 죽은 사람들은 1천630만명에 달한다.

세계 최대의 감염지역인 아프리카에서는 여성 감염자들이 남성감염자들보다 200만명이나 더 많다.

그리고 여성들은 3명중 1명꼴로 매를 맞고 갖가지 형태로 섹스를 강요당하거나 성적 남용에 희생되고 있다. 임신중에도 성적 남용의 대상이 되는 여성들도 4명중 1명꼴에 달하고 있다.

대다수 아시아인들인 적어도 6천만명의 여아들이 영아살인이나 보호소홀, 또는 기타 요인들로 인해 "실종"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리고 자기 가족의 일원에 의한 이른바 "명예살인"으로 목숨을 빼앗기는 성인여성들과 소녀들이 매년 5천명에 이르고 있다.

보고서는 또 무려 5살의 어린 나이에서부터 15세에 이르기까지의 소녀 약 200만명이 매년 섹스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런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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