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제니친은 자택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지 하루만인 이날 RTR-TV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찬양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권력에 사심이 없고 자신이 물려받은 방대한 국내외 난제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과 이해력을 갖고 있으며 신중성과 결단력을겸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푸틴은 구소련 정보기관이었던 KGB(국가보안위원회)의 요원이었고 솔제니친은 국가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던 반체제인사여서 두 사람은 서로 정반대의 처지에 있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27일 돌연 모스크바 교외에 살고있는 솔제니친을 방문한 다음날 솔제니친은 TV회견을 통해 이례적으로 푸틴을 격찬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RTR-TV는 솔제니친과의 회견내용을 소개하면서 솔제니친과 푸틴이 솔제니친 서재에 나란히 앉아 담소하는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방영했다. 솔제니친은 앞면에 단추가 달린 스웨터 차림이었고 푸틴은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두 사람 모두 독실한 러시아 정교회 신자이며 비도덕적이고 가난한 사회의 쇄신을 역설하는 철학적 공통분모도 공유하고 있다.
솔제니친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의 작품을 통해 소련의 통치를 비판했다고 해서 소련에서 추방됐다가 20년 후인 1994년에 러시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솔제니친은 그 후에도 공산정권 이후의 정권들 및 보리스 옐친과 같은 푸틴의 선임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옐친의 새로운 러시아가 "도적질의 이념 위에 세워진 나라"라고 혹독하게 비난했으며 옐친이 수여하겠다고 제의한 훈장도 거부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푸틴 대통령도 옐친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솔제니친은 회견에서 자신은 푸틴이 상원격인 연방회의에서 지방 행정지도자들을 제외한 데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TV가 주도하는 문화의 공허성에 관해서는 푸틴과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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