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 유럽 주요국의 도시에서는 이날 대중교통수단을 제외한 차량의 도심 진입이 전면, 혹은 대폭 제한됐다. 이에따라 평소 자동차 물결로 넘치던 도심은 자전거와 롤러 스케이트, 스쿠터와 보행자가 마음껏 활보하는 천국으로 바뀌었다.
파리에서는 롤러 브레이드,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2만여명의 롤러족이 전날 자정이 가까워오자 세느강 강변도로 등 도심의 주요 차도를 점령 하기 시작, 널찍한 도로를 질주하는 해방감을 만끽했다. 한 발로 바퀴를 굴리는 미니 스쿠터 행렬도 가세했다.
이 행사는 프랑스의 도미니크 브와네 환경장관이 제장해 98년 파리를 비롯한 35개 도시가 참가한 가운데 처음 열렸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벨기에 등 인접국가 200개 도시로 확대됐다. 이 행사를 가장 반기는 국가는 스페인으로 올해 215개 도시가 참여했다.
EU집행위원회의 피라 아렌킬데 환경담당 대변인은 올해 행사는 진정한 의미의 '범유럽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루 행사로 당장 대기오염수준을 낮출 수는 없었지만 고유가에 따른 석유파동 속에서 대체수송 수단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
프랑스는 95년 한달간의 공공교통노조 파업 이후 주요 도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자전거의 수송분담률이 6%를 차지한다. 르몽드지가 이번 행사를 앞두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출퇴근시간대 도심의 차량 평균 속도는 시속 11km로 자전거(시속 12km)보다 늦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