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일 뉴저지주에 사는 고교생 조너선 레베드(15)가 주가가낮고 전망이 불투명한 9개 종목 주가를 이 같은 방법으로 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사법처리는 하지 않고 부당 이익금만 환수키로 했다. 증권투자 실력은 인정할 만했기 때문. 그는 일찌감치 증권에 눈을 떠 CNBC TV 방송이 주최한 청소년 모의 증권투자 대회에서 결승에까지 올랐던 전력이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아버지 명의로 증권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을 사들였다. 신세대답게 컴퓨터에 능숙한 그는 이어 수백 명의 가상인물 명의로 인터넷의 투자 채팅 방에 사들인 주식의 거래가격이 곧 10배로 뛸 것이라는 등 엉터리를 사실을 유포했다. 솔깃해진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의 매입에 나서 주가가 뛰게 되면 갖고 있던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챙겼다. 그는학교 수업시간 중에는 주식거래를 할 수 없자 증권사에 주가가 일정선까지 오르면 이를 처분해줄 것을 미리 부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레베드 군과 가족은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한 이웃은 미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면 나한테도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 한탕주의에 물든 세태를 보여줬다.
미 언론은 레베드 군도 잘못이지만 근거 없는 루머에 따라 춤을 춘 투자자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