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는 오후 3시 하쿠만고쿠호텔 3층의 회담장에 도착해 방금 끝난 시드니올림픽 야구 한일전을 주제로 잠시 환담.
모리총리는 “오늘 한국이 이겼는데 일본이 역전할 뻔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한국의 승리를 축하. 김대통령은 “시합은 어느 한쪽이 이기게 돼 있는데 오늘 두 팀 다 선전한 것 같다”고 화답. 모리총리는 또 “일본에서 프로 아마를 통틀어 최고의 투수인 마쓰자카선수가 버틴 일본을 이긴 것을 보면 한국팀의 실력은 엄청나다”고 덕담.
이어 진행된 1시간반 가량의 회담에서 두 정상은 대부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으나 재일한국인 참정권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회담에 이어 두 정상은 호텔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만찬을 함께 했는데 당초 김대통령을 환영하는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었으나 비 때문에 취소됐다.
김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아타미에서 아름다운 일본의 풍광과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게 돼 편안한 마음 그지없다”고 인사.
모리총리는 특히 “남북정상회담으로 역사의 문을 여신 대통령각하와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된 것을 커다란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칭송.
○…모리총리는 김대통령의 예우에 각별한 신경. 김대통령이 이날 아타미에 도착, 시즈오카현 이시카와 요시노부(石川嘉延)지사와 아타미시 가와구치 이치오(川口市雄)시장의 영접을 받는 자리에도 예정에 없이 참석해 김대통령을 환영.
한편 가와구치시장은 인사말에서 “김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일한공원’을 만들어 매년 친선행사를 갖고 싶다”고 인사.
김대통령이 아타미시에 도착하자 시민 4000여명이 빗속에서 태극기와 일장기를 들고 환영했으며 곳곳에 ‘김대중대통령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아타미〓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