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통신은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이 이날 남부 미슬로비체에서 벌인 대선 유세를 통해 “이 사건이 대통령과 가톨릭 신자간의 불화를 조장하는 데 이용됐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마레크 시비에치 국가보안국장은 교황과 같이 위대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를 바랐거나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비디오테이프는 시비에치 국장이 97년 서부 도시 칼리시에 도착한 뒤 헬리콥터에서 내리면서 성호를 긋고 땅에 입을 맞추는 등 교황의 흉내를 내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야당인 솔리다르노시치가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이 비디오를 국영 TV를 통해 공개한 뒤 국민의 90%가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에는 즉각 큰 파문이 일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시비에치 국장은 “대통령과 종교계의 갈등을 초래하고 싶지 않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10월8일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상당한 표를 잃어버린 것으로 현지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