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정국]金대통령이 받는다면?

  • 입력 2000년 10월 2일 19시 04분


10월13일 오후 6시(한국시간)에 발표되는 스웨덴 스톡홀름 발(發) ‘뉴스’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벨평화상이 공식 발표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라있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수상 여부에 따라 국내 정치권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노벨상 관심 없다?”〓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문제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한결같이 “관심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남북문제 경제상황 의약분업사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노벨상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노벨상 수상 여부가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김대통령이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들도 “상의 성격상 받고 싶다고 받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남북대화가 아직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올해에는 수상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또 김대통령이 노벨상에 연연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기대는 버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며 강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남북화해정책에 대한 국제적 추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만약 상을 받게 된다면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한결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DJ가 노벨상을 받게 된다면…”〓요즘 한나라당 관계자들 중에는 “정말 김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느냐. 김정일국방위원장은 후보에도 올라가지 않았는데 김대통령의 단독수상이 가능하겠느냐”며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도 공식적으로는 대체로 “김대통령이 노벨상을 받게 된다면 당연히 축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사석에서는 ‘노벨상 수상 이후’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독선적인 김대통령이 노벨상까지 수상하게 된다면 정국운영에 있어서 더욱 야당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야당으로서는 김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할 경우 당파를 초월해 새로운 정치를 펼쳐주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공종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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