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츠하키 에이탄 중부지역 사령관과 팔레스타인 보안군 관계자가 4일 밤 회담을 갖고 폭력과 공공질서 교란, 분쟁지역에서의 사격중지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휴전합의가 알려진 5일에는 별다른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이후 70여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9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유혈충돌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그러나 팽팽한 긴장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야르덴 바티카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휴전을 발표하면서 “팔레스타인 측이 폭력행위를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즉각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성명은 4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휴전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중재로 파리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스라엘군 철수 등 휴전안에 잠정합의했으나 유혈사태에 대한 조사방법을 놓고 이견을 보여 결렬됐다. 아라파트 수반은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국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으나 바라크 총리가 이를 거절하자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바라크 총리는 합의문 서명이 이뤄지지 않자 이집트에서 속개하기로 한 회담을 거부한 채 귀국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바라크 총리가 불참한 가운데 5일 이집트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개별 접촉을 갖고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아랍권의 맹주인 이집트를 상대로 격앙된 아랍권을 진정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는 이슬람 휴일인 6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이날 정오기도가 끝난 뒤 대규모 투쟁을 계획중이라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이슬람 국가에 대해 팔레스타인 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4일 범 이슬람권의 대(對)이스라엘 저항을 위해 전 세계 52개 이슬람 국가들의 모임인 이슬람회의기구(OIC) 외무장관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유혈충돌은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던 4일 밤까지 계속됐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무장헬기와 대전차포를 동원, 강경진압에 나서 팔레스타인 경찰 2명이 숨졌으며 헤브론에서 1명이 숨졌다. 네차림에서도 13세 소년을 포함해 2명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홍성철기자·외신종합연합>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