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유고 철권통치]밀로셰비치? 영웅서 전범으로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6분


‘권불10년’이란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도저씩 철권통치를 구사해온 ‘발칸의 여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

한때 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영웅’ 대접을 받던 밀로셰비치는 집권연장을 위해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다 이제 ‘전범’으로 재판대에 설지도 모르는 운명으로 하루아침에 추락했다. 그는 5일 현재 국내 모처에 잠적해있으면서 자신의 운명에 대한 통제력을 거의 상실한 처지에 놓여있다.

밀로셰비치는 87년 세르비아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워 권좌를 유지해왔다. 13년 집권기간 중 숱한 정치적 위기를 겪었지만 ‘대(大)세르비아’를 기치로 내부 불만을 무마시키면서 그때마다 살아남았다. 학창시절 만난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89년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되었으며 97년에는 유고연방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90년대초 6개 공화국으로 구성된 유고연방이 여러 나라로 쪼개질 때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등지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 반군들을 지원했다. 이때부터 ‘발칸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었고, 99년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대량 학살했다. 이같은 ‘인종청소’혐의로 같은 해 6월 유엔 유고전범재판소로부터 전범으로 기소됐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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