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신경제 낙관론자들은 정보기술이 경제를 급성장시켰고 인플레와 경기순환을 없앴기 때문에 기존의 경제학 법칙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E메일을 보내고 온라인으로 휴가를 예약하는 게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인터넷이 아직 증기엔진이나 전기의 발명과 비교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두 논리는 모두 틀렸다. 정답은 중간에 있다.
인터넷은 인류사에 있어 1830년대에 발명된 전보와 닮은 점이 많다. 전보는 통신비용을 크게 떨어뜨리고 정보의 흐름을 확대시켰으나 경제학의 고전원칙들을 혼란시키지는 못했다.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킨 정도에서 볼 때 인터넷은 철도와 전보, 전기에 훨씬 못미친다. 인터넷은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과거의 기술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과정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보면 철도는 대규모 시장을, 전기는 조립라인을 가능하게 한 데 비해 인터넷은 원자재의 구매부터 아웃소싱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전반적인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신경제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4%선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인터넷이 철도나 전기보다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세기에 이어 20세기에도 2.0%에 못미쳤다. 가장 중요한 경제법칙은 신기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 미 경제의 성공은 신기술 때문만이 아니라 안정된 재정 통화정책과 규제완화 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런던=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