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의 유력 계간지인 ‘라 시빌리타 카톨리카’는 “와일드가 가톨릭에 귀의한 사실이 인정돼 로마 교황청이 그를 복권시켰다”고 전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평소 소박한 삶을 살았던 와일드가 동성애 혐의로 수감되었다 풀려난 뒤 1900년 11월30일 파리에서 임종하기 직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와일드가 1897년 석방된 직후 예수회 피정(避靜) 참석을 희망했다는 다른 증거도 제시했다.
평소 기이한 옷차림과 언행으로 당대의 기인으로 통한 와일드는 1895년 퀸스베리 후작인 더글러스경과 동성연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사실을 과시하다 더글러스경의 아버지로부터 비난을 받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동성애 혐의가 드러나 2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 감옥에서 나온 그는 파리로 추방돼 세바스티안 멜모스라는 가명으로 죽기 전까지 어렵게 생활했었다.
그러나 그는 파리의 한 호텔에서 뇌수막염으로 임종 직전 혼수상태에서 가톨릭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았으나 로마 교황청은 지금까지 그의 개종을 인정하지 않았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