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일정한 구조의 분자가 반복돼 있는 고분자이다. 여기에 전기가 흐르려면 전자를 빼거나 더해야 한다. 1970년대 후반 앨런 히거와 앨런 맥더미드,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가 바로 이 일을 해냈다.
이들은 흔한 고분자의 하나인 폴리아세틸렌 박막에 요오드를 증착시키면 전기전도성을 수십억배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도성 고분자는 엄청난 응용분야를 갖고 있다. 노벨상위원회조차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과 견줄 만한 발견”이라며 “아마 노벨이 살아 있었다면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고 이들의 업적을 평가하고 있다.
전도성 고분자는 강한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낸다. 이것을 이용해 전구보다 적은 에너지로 빛을 낼 수 있는 광다이오드를 만들 수 있다.
10여년 전에는 전도성 고분자를 활용한 반도체도 나왔다. 이를 이용해 발광 다이오드(LED)가 개발됐고 앞으로 수년 뒤에는 LED가 깔린 TV스크린이 실용화될 전망이다.
전도성고분자는 이외에 대체 에너지의 하나인 태양전지나 금속의 부식을 막기 위한 코팅제 등 21세기에 만능 재료로 널리 쓰일 전망이다.
<강석기동아사이언스기자> alchimist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