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이를 지켜본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비서관은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를 위해 일관되게 살아온 지난 인생을 잠시 회고하는 표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로부터 축하전화를 받고 “감사합니다”라고 답례했다.
김대통령은 전화를 받은 뒤 박수석에게 수상 소감을 간단히 구술하고 거실로 나와 기다리고 있던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안주섭(安周燮)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한실장은 비서실에서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김대통령에게 전했다. 김대통령은 한동안 이들과 환담했는데 최규학(崔圭鶴)대통령복지노동수석비서관에게 “의―정대화가 어떻게 돼가느냐”고 물었고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비서관에게는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가 좀 올라갔다는데 어떠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여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마친 김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밤 9시경 노르웨이 국영TV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김대통령은 회견에서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밤늦도록 각국 축하전화 받아▼
김대통령은 이날 밤늦게까지 각국 정상들로부터 걸려온 축하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벨상 수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는 야당과 주변의 지적에도 적잖게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경제를 비롯한 내치(內治)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분위기가 쉽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였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