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빛과그늘]힐러리 언론담당보좌관인 울프슨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10분


힐러리 클린턴의 언론담당 보좌관인 하워드 울프슨(33)은 지난해 여름 뉴욕에 왔을 때 맨해튼에서 아파트를 구하러 다닐 수가 없었다. 힐러리의 선거운동으로 너무 바빴기 때문. 그래서 울프슨씨는 힐러리와 함께 거리에 나가지 않을 때는 전통적으로 뉴욕에 처음 도착한 사람들이 늘 하던 행동을 했다. 다시 말해 친구네 집 소파에서 잠을 잤다는 얘기다.

그때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는 낡아빠진 옷가방에 들어 있는 노트북컴퓨터 한대, 뚱한 표정에 텔리 몬스터라는 이름을 가진 동물 모양의 봉제인형 하나, 갈아입을 옷 몇벌이 전부였다.

울프슨씨가 뉴욕에서 살집을 구하는 데에는 꼬박 5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그는 맨해튼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10년 중 대부분의 기간을 워싱턴에서 보냈지만 워싱턴에서 그렇게 오래 살게 되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6개월마다 나는 다음 6개월 동안 뉴욕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나 자신에게 약속하곤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힐러리의 선거운동 때문에 그토록 원하던 뉴욕의 생활을 거의 맛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자기 아파트의 마룻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슬픈 목소리로 “마치 유리창을 통해 이 도시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울프슨씨는 이 아파트에 지난해 11월에 이사를 왔지만 천장이 높은 그의 아파트 거실에는 가구가 딱 한개밖에 없었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갈색 소파가 그것이었다. 침실에는 담요가 쌓여 있는 소파베드밖에 없었다. 이건 마치 방금 이사를 온 사람의 집이 아니라 누군가 이사를 가면서 물건을 몇가지 남겨놓고 간 집 같았다.

그러나 지난해 겨울에 그와 3년 동안 사귀고 있는 애인 테리 매컬로가 워싱턴에서 이사를 오면서 그의 무미건조한 생활이 약간 바뀌었다. 물론 울프슨씨는 지금도 바쁘기 때문에 매컬로씨가 다녀온 연극이나 콘서트 얘기를 간접적으로 전해들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11월초로 잡혀 있는 선거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인내력 시험기간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이 꿈이 신기루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에게 납득시키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는 최근 간신히 몇 시간 시간을 내서 매컬로씨와 함께 쇼핑을 다녀왔다. 마침내 그의 집에 가구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0917mag―dominu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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