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산당 당수 구스 홀 타계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미국 공산당 당수 구스 홀(90·사진)이 13일 입원중이던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미 공산당측이 16일 발표했다.

1926년 이래 미국에서 공산주의 운동을 벌여온 그는 92년 한 인터뷰에서 "사회주의가 없이는 인간의 삶이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며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공산당 당수를 지내는 일이 매우 재미있다고 주위 사람에게 말해왔다. 사무실에 북한의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선물한 인삼차와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선물한 그림 등을 비치해 놓고 지냈다. 84년 미 대선에 출마, 3만6386표를 얻은 바 있다. 미국 공산당 당원은 현재 1만5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그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을 ‘사회주의 파괴대원’이라고 비판했으며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이 붕괴했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49년 연방정부 전복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보석 기간 중 멕시코로 달아났다. 이후 멕시코에서 붙잡혀 송환돼 8년 반 동안 복역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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