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서전엔 한국 독일을 비롯해 107개국 6887개 출판사가 37만7000여종 (신간 9만1000여종)의 도서를 출품했다. 19만8000㎡규모의 전시장도 독일관 영미관 유럽관 아시아관 전문서적관멀티미디어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서전을 찾는 출판인의 수는 매일 5만여명. 폐막일까지 연인원 3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주최측은 보고 있다. 이 도서전의 특징은 일반인의 관람을 제한한다는 점. 출판관계자들이 좀 더 좋은 분위기에서 전문적인 논의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 도서전의 매력은 역시 좋은 책의 판권을 따내기 위한 저작권 경쟁. 각국의 출판사와 저작권 에이전시들이 출품작을 평가하고 저작권을 따내기 위해 6일간의 ‘지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올해도 흥행작은 주로 미국서적. 랜덤하우스에서 나온 신작 ‘사랑해요, 로니(I love you, Ronny)’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 50년 동안 부인 낸시 여사에게 보낸 편지를 낸시여사가 모아 편집한 책이다. 로니(Ronny)는 레이건의 애칭. 레이건의 유머 감각, 예술적 낭만적 감각이 잘 어울려져 흥미와 감동을 주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현재 부스에 전시중인 책이 모두 동났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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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올 책도 주요 관심 대상이다. 미국의 경제 경영 관련 저술가인 제임스 챔퍼의 ‘e Engineering the Corporation’(워너북스)이 대표적인 경우. 이 책은 내년 상반기 3차례에 걸쳐 e북으로 출간된 뒤 11월 종이책으로 나온다. 지난해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를 능가할 만한 폭발력을 지닐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도서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규모와 권위에서 세계 최고라고는 하지만 두드러진 색깔이 없고 매년 똑같은 모습이 번복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 따라서 장르별 주제별로 이슈가 되는 하나의 테마를 정해 세계 출판인들의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98년부터 국가관을 마들어 참가해오고 있는 한국은 올해도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나춘호)주관, 건축세계사 디자인하우스 문학동네 비룡소 사계절 등 15개 출판사에서 1300여종을 출품했다. 저작권수출 가능성이 높은 책은 영화 ‘JSA’의 원작소설인 ‘DMZ’. 일본 유수의 두 출판사가 계약경쟁에 뛰어들어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의 책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최대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 출판부가 노벨평화상 발표 3시간만에 독일 전역에서 1400부가 팔리며 단숨에 매진된 김대중 대통령의 ‘나의 삶, 나의 길’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대한출판문화협회도 ‘김대중 옥중서신’ 등 국내에서 출판된 김대통령의 저서와 관련서적 60여종을 전시했다. 북한은 올해 처음 국가관을 설치해 ‘조선역사유물도감’등 200여종의 책을 출품했다.
<프랑크푸르트〓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