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군부 사면 요구로 정치일정 차질 우려

  • 입력 2000년 10월 21일 17시 04분


군부에 대한 사면과 새 선거 실시를 연계하기로 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정부의 결정에 페루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민주화 일정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알베르토 부스타멘테 페루 법무장관은 20일 페루 정부는 군부에 대한 사면을 전제 조건으로 새 선거를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페루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내년 4월로 예상됐던 대통령 선거 및 총선이 연기될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결정이 발표되자 후지모리 대통령이 군부에 대한 사면을 요구함으로써 국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 가운데 한 사람인 라파엘 레이 의원은 "우리는 군부가 페루 사회와 정부, 야당을 협박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군은 국가의 이익이 군의 이익에 앞선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기구의 대표인 소피아 마체르도 "군부 지도자들의 압력에 민주주의가 희생되고 있다"며 사면 요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페루의 야당 세력은 사회주의 반군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인권유린을 자행해온 군부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후지모리 정부는 국가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군부에 대한 사면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마 dpa]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