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다음달 개최되는 ‘세계의 국회의원과 정부관리를 위한 성년(聖年) 기념식’의 일환으로 이같이 선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프란체스코 코시가 전 이탈리아 대통령과 데이비드 앨턴 영국 하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교황청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교황청은 밝혔다.
정치인이자 사상가이며 작가였던 모어 경은 헨리 8세가 이혼을 금한 가톨릭 교리를 어기고 캐서린 왕비와 이혼하려는 데 반대했다. 열애중이던 앤 볼린과 재혼할 생각을 굽히지 않았던 헨리 8세는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의 권위를 부정하고 자신을 수장으로 하는 영국 교회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수장령을 선포했다. 모어 경은 이를 끝까지 거부하다 1534년 런던탑에 투옥됐다. 15개월 동안 옥중 생활을 하다 1535년 참수됐다. 가톨릭교회는 1935년 그에게 성인의 지위를 부여했다. 그는 세계의 고전이 된 ‘유토피아’를 남겼으며 국왕의 충실한 종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먼저 하나님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위대한 신앙인이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