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팔레스타인은 즉각 “새로운 도발행위”라고 맞서는 등 중동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랍정상회의 폐막 및 대(對) 이스라엘 제재〓튀니지 정부는 1996년 설치한 양국 이익대표부를 즉각 폐쇄함으로써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단절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카타르도 이날 이스라엘 무역대표부의 폐쇄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오만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정상들은 2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틀간의 긴급정상회담을 마치고 아랍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제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정상들은 당초 관심을 모았던 아랍권 전체의 제재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회담 주최국인 이집트 등 온건파 아랍국가들이 “전쟁이 대안이 아니며 평화만이 사태해결의 유일한 방안”이라며 전면적인 이스라엘 제재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랍 정상들은 또 공동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보호를 위한 유엔 다국적군 파견 △팔레스타인 학살범 처벌을 위한 국제법정 설치 △팔레스타인 지원기금(10억달러 규모) 설치 등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정예부대인 공화국 수비대가 이스라엘과 인접한 요르단 국경을 향해 이동중이며 미국은 추가 병력 이동이 있을 경우 이라크에 경고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이스라엘의 하레츠지가 22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21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는 150만명의 시위대가 ‘지하드(聖戰)’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평화협상 중단 선언〓아랍정상회담이 끝난 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각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측과 지난 수년간 벌여온 협상, 이른바 평화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아랍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채택됐기 때문에 평화회담을 중단하고 지난 수주간의 사태 진행과 정치적 상황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크는 각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회담 중단 결정은 팔레스타인측이 샤름알셰이흐의 협약을 이행하지 못한 탓”이라고 비난하고 “앞으로 비상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데 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라크 총리는 20일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아랍정상회담이 만료되는 시점까지 팔레스타인인들의 봉기를 중단시키지 못할 경우 평화절차의 무한정 중단을 선언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바라크 총리의 평화회담 중단선언 뒤 팔레스타인의 나빌 샤스 장관은 “새로운 유혈사태를 촉발시키는 발언”이라면서 비난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